본인의 힘으로 생활하기 힘들거나 부양가족들이 없거나 도움을 받기 힘든 경우, 국민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정부의 지원을 받습니다. 말 그대로 기초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 여유 있는 생활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급자가 되고 싶어도 이런저런 이유로 수급자가 되지못한 분들은 더욱 어려운 삶을 살아갑니다.
구의2동에 살고 있는 OOO 어르신은 과거에 부유하게 살았으나 배우자 사망 후, 지금은 혼자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양아들이 한 명 있고 매달 월세를 내주고 있지만 생활비가 부족해 노령연금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친자식도 부모 외면하는 이가 많은데 그에 비하면 나을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부양가족이 없어 수급자가 되는 것이 어르신에게 더 나은 방법일까요?
어르신은 작년에 친자확인소송을 냈습니다. 법적으로 친자가 아니라는 것이 인정되면 수급자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단지 그것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댁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 자식이 매달 부쳐주는 돈 때문에 시댁식구들과 갈등이 있다는 것도 원인인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으셨겠지요.
판결이 확정되기 전 어르신을 만났고 희망온돌을 통해 주거비를 지원해 드렸습니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한 편으로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어르신에게는 절박한 문제이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 그로 인한 삶을 살아가는 건 본인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복지관 외에 광진구청에서도 판결이 확정되고 수급자가 되기 전까지 도움을 주셨습니다. 판결이 나고 한 달 후 어르신은 수급자가 되셨습니다. 잘 됐다는 말이 떨어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의 삶은 조금 더 나아졌을 테지만 마음은 편치 않으시겠지요. 잘 보듬어드려야겠습니다. 그래도 아들과 가끔 연락은 하실거라 하시내요.
모두 풍족하게 살 수는 없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잘 살게 되었다는데 알게 모르게 어려운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다른 소중한 것까지 잃어버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흔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하는 분들. 이런 분들 더 잘 찾아 뵈야겠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어느덧 봄이 왔는데 봄이 모두에게 희망찬 봄이었으면 좋겠습니다.